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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은 '통합'을 말하기 전에 '자기 성찰과 혁신'부터 하라
전진  2010-01-14 14:24:12, H : 1,304, V : 180



민주노동당은 ‘통합’을 말하기 전에 ‘자기 성찰과 혁신’부터 하라

민주노동당의 혁신 없는 무조건 통합 제안은 진보대연합을 오히려 방해할 뿐

 
1월 12일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을 했다. 강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의 “반MB선거연대”와 지방선거 전 “진보대통합”을 강조했다. 강 대표는 민주노동당이 “범야권정당사회단체의 반MB연대에 주도적으로 나서” “반MB선거연대를 반드시 성사”시키겠다고 했고, “1월내로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물론 제 정당과 사회단체 대표를 찾아가 공식 제의하고 회동을 가져” “지방선거 전까지 진보대통합의 공동합의문을 만들겠다”고 했다.

진보신당은 이미 작년 말에 지방선거에서 “진보대연합”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진보 진영 내 복수의 정당들이 지방선거에서 공동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내 주요 인사들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당 대 당 통합이 협력의 전제라는 입장을 보였다. 1월 10일 민주노동당 중앙위원회는 이 입장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이번 대표 신년 기자회견은 이러한 민주노동당의 결정을 공표하는 자리였다.

우리는 진보신당의 “진보대연합” 방침이 현 상황에서 유의미한 정치적 선택이자 노력이라고 본다. 하지만 진보신당의 “진보대연합”과 민주노동당의 “진보대통합” 사이에는 중대한 차이가 존재한다.

“진보대연합”은 진보신당, 민주노동당을 비롯해 진보 진영 내 각 정치 세력의 독자성을 인정하면서 공동 실천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반면 “진보대통합”은 각 세력이 무조건 하나의 당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것, 아니 사실은 민주노동당에 합류하는 것을 전제하고 있고, 이 전제에 동의해야만 당장의 협력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둘 다 ‘함께 할 것’을 이야기하는 듯하지만, 차이의 인정이라는 점에서는 사실 서로 대립되는 입장이다.

우리는 이러한 민주노동당의 “진보대통합” 방침이 어떠한 자기 혁신도 하지 못하는 민주노동당의 구태와 관성을 드러내는 것이자 사실상 “진보대연합”을 거부하고 무력화시키는 것이라고 본다. 더 나아가 이것은 지역 수준에서 아래로부터 진행되고 있는 “진보대연합”의 진지한 시도들에 오히려 찬 물을 끼얹는 짓이며 지방선거에서 진정한 협력이 이뤄질 가능성을 짓밟는 짓이다.

민주노동당은 “통합”이 무엇을 의미하며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만약 그게 민주노동당으로의 흡수 통합이 아니라 서로 다른 세력들 사이의 진정한 통합을 의미한다면 말이다. 진정한 통합은 이들 세력 모두의 변화를 전제해야 한다. 서로 차이가 있어서 분립해 있는 만큼 그 차이를 극복하려는 노력과 각오를 수반해야 한다.

하지만 정작 “통합”을 이야기하는 민주노동당은 전혀 그러한 자기 변신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통합”을 강변한다는 것은 곧 민주노동당 외의 다른 진보 정치 세력들의 독자성과 존재 의의 그리고 고유의 기획들 자체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태도에 다름 아니다. 이것이야말로 민주노동당이 지난날 보여온 구태와 관성 그대로가 아닌가.

더구나 진보신당은 이러한 민주노동당의 낡은 과거와 단절해야 한다면서 새로 출발한 정당이다. 민주노동당이 참으로 진정성을 갖고 “통합”을 주장하는 것이라면, 진보신당이 문제제기한 그 낡은 과거에 대해 명확히 입장을 표명하고 그와 단절하려는 의지를 함께 보여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강 대표의 기자회견에서 발견하는 것은 정확히 그 반대다. 강 대표는 “6.15 공동선언에 동의하고 시장주의에 대한 반대 입장”을 갖는 게 통합 대상의 기준이라고 말했다. “6.15 공동선언” 자체에 대한 판단을 떠나 이것이 한국 사회에서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핵심적 기준이라는 데 대해서 우리는 동의하지 못한다. 그리고 이 점을 새롭게 돌아보는 게 진보 재구성의 주된 과제 중 하나임을 지적한 게 진보신당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그런데 강 대표는 이 낡은 입장을 그대로 반복한다. 그러면서 “통합”을 이야기한다.

더 심각한 것은 “반MB선거연대”의 무원칙한 강조다. 강 대표는 “반MB연대가 넓고 깊어질수록, 진보진영 대통합의 필요성과 당위성도 잘 가다듬어질 수 있다”며 “반MB연대가 1층-토지라면, 진보진영 대통합은 2층-나무와 같은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이것은 강 대표와 민주노동당에게 “반MB연대”가 진보대연합 이상의 근본적이고 전략적 의의를 갖는 목표임을 보여준다.

이것이야말로 진보정치의 독자적인 전망을 중심에 놓고 현실정치에 대응하려는 우리와 근본적으로 충돌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민주노동당 식 “반MB연대”론은 결국 “민주대연합”론, 아니 “민주당연합”론의 품에 스스로 안기려는 것에 다름 아니다. 민주당 중심의 자유주의 부르주아 헤게모니 아래 다시금 진보정치의 독자적 발전 가능성을 종속시키려는 ‘제5열’의 행위다.

이러한 입장을 고수하는 민주노동당과 다른 진보 세력들이 무조건 “통합”한다면, 이것은 곧 한국의 진보 세력 전체를 자유주의 부르주아 세력에게 고스란히 헌납하는 비극으로 이어질 것이다. 민주노동당이 이런 한계와 오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우리는 민주노동당을 비판하고 견인하기 위해 공동 행동을 모색할 수는 있을지언정, 결코 “통합” 운운에 박수를 쳐줄 수는 없다.

결국 길은 하나다. 이번 지방선거 대응을 기회로 진보 정치세력들 사이의 일상적 협력을 시작하는 것 외에 다른 길은 없다. 그 과정에서 서로의 입장을 솔직히 드러내고 토론하면서 지속적으로 대중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이것을 회피하기 위한 무조건 통합론은 궁극적 통합을 가로막는 장애물일 뿐이다.

민주노동당에 촉구한다. “통합”을 말하기 전에 우선 “자기 성찰과 혁신”의 모습부터 보이라. 누가 더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누가 더 과감하게 혁신하는지를 놓고 경쟁하라. 환골탈태의 고통 속에서 서로 경쟁하고 연대하는 것만이 궁극적 통합을 향한 길이 될 것이다.

 
2010년 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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