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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규엽 소장의 공개 사과와 민주노동당의 해명을 요구한다!
전진  2010-01-29 12:14:31, H : 1,510, V : 182



최규엽 소장의 공개 사과와 민주노동당의 해명을 요구한다!

 

지난 26일에 ‘민주노동당 10년 평가와 과제’토론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발제자로 나선 최규엽 민주노동당 새세상연구소 소장의 발언을 접하면서 우리는 경악과 실망을 금할 수 없다. 그는 분당의 원인에 대해 아직도 제대로 평가하거나 반성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객관적 사실까지 왜곡하고 있다.

최 소장은 “종북주의와 패권주의가 분당의 결정적 원인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진보정당 내에서의 종북주의 논란은 국가보안법에 의한 사법적 탄압이나 냉전수구세력이 주도하는 친북 시비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또한 외교정책 차원에서 북한과 어떤 관계(적대 또는 우호)를 갖느냐의 문제와도 다르다. 진보정당에서의 종북주의 문제는 북한의 국가권력에 대한 진보적 가치에 근거한 판단의 문제이며 그에 따른 정치노선의 문제인 것이다.

그간 민주노동당 내에서는 북한의 반동적이고 억압적인 국가권력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수많은 편향들이 있었다. 국가보안법이 온존하는 현실은 역설적이게도 그러한 정치적 흐름에 관한 전면적 논쟁을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

정치노선의 문제인 종북주의 논쟁을 사법적 탄압과 뒤섞어 회피해온 것이 종북주의자들의 수법이었다. 어찌 보자면 종북주의자들 자신이 정치적 평가를 피하기 위해 국가보안법의 등 뒤로 숨는 꼴이다. 최규엽 소장의 이번 발언도 같은 맥락인 것이다. 엄연히 존재하는 종북주의 흐름을 없는 것으로 치부한다면 더 이상의 논의는 무의미 하며, 따라서 혁신과 성찰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패권주의에 관한 발언도 가당치가 않다. 그가 언급한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에도 특정 후보에 대한 마타도어를 담은 동영상 유포 등 당헌당규에 위배되는 온갖 부정행위가 있었다. 어디 그 뿐인가. 각급 당직선거와 각 지역에서 패권 관철을 위해 벌어진 위장전입, 당비대납, 대리투표 등의 헤아리기 어려운 수많은 사례들이 있다. 그중 밝혀진 사안만도 숱하게 많다. 이런 자료들은 분당 논쟁 당시에 일괄 정리하여 공개한 바도 있다.

다양한 정치적 경향을 가진 세력들이 같은 정당에서 공존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에서는 패권을 위한 무한경쟁 속에서 룰이 지켜지지 않고 진보적 가치가 말살되었다. 그 때문에 대중을 향한 정치보다는 당내에서의 소모적인 경쟁에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고 함께 황폐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개선될 전망조차 보이지 않는 이런 상황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어서 우리는 분당을 결행한 것이다. 분당은 비극의 원인이기 이전에, 매우 심각한 비극의 결과다. 사실이 이러한데, 최규엽 소장은 분당의 핵심적 원인에 대해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분당의 원인에 관한 최규엽 소장의 발언이 민주노동당의 공식 입장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불과 며칠 전에 민주노동당의 의결기관에서 통합 추진을 결의했으며 강기갑 대표가 진보신당과의 통합을 공개 제안했기 때문이다. 만일 최 소장의 견해가 민노당의 공식 입장이라면 그들은 아무런 혁신 의지나 성찰도 없이 통합 제안을 한 셈이다. 이는 단순한 과거회귀로서 비극을 되풀이하자는 것에 다름 아니다.

최규엽 소장은 인식의 차이를 넘어서 객관적 사실관계마저 왜곡했다.

최 소장은 “대선 당시 평등파 상당수가 이번 대선을 해태하거나 보이콧 하는 등 적전 분열이 심각했다”며 그 근거로 전진이, 12월 8일 ‘진보신당 창당을 기정사실화 했다’는 점을 제시했는데, 이는 명백한 사실관계 왜곡이다.

대선 당시에 전진 회원들은 비관적 분위기 속에서도 각자의 지역과 단위에서 열심히 선거운동에 결합했다. “해태하거나 보이콧”했다는 소리는 터무니없다.

더구나 12월 8일에 “진보신당 창당을 기정사실화 했다”는 소리는 어떤 정황을 갖고 해석해도 근거가 없다. 그가 말하는 “12월 8일”이란 아마도 전진 26차 중앙위가 있었던 12월 9일을 뜻하는 것 같다. 그날 회의에서 전진 중앙위는 특별 기구를 설치하여 당의 미래에 관해 논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당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당의 미래에 관해 논하는 것은 책임 있는 의견그룹으로서 당연한 본분인 것이다. 그날 회의에서 분당에 관해서는 어떤 결정도 내린 바 없으며 그럴 만한 상황도 아니었다. 이는 전진의 회의 자료를 빼돌려 의기양양하게 보도한 모 언론사에 확인해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대선 참패 이후에 당 혁신 논의가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전진 내부에서도 민주노동당의 진로에 관해 치열한 논쟁이 있었으며, 결국 2월 3일 당 대회에서 비대위의 혁신안이 최종 부결되고 나서야 분당 결정이 있었음은 이미 공개된 사실이다.

그럼에도 최규엽 소장은 마치 전진이 대선 기간에 분당을 기정사실화한 것처럼 왜곡한 것이다. 민주노동당 부설 연구소 소장이라는 중책에 있는 분이 공개석상에서 명백한 사실관계를 왜곡했다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최규엽 소장의 발언은 민주노동당의 공식 행사에서 주요 당직자 직함을 갖고 발제자 자격으로 행한 것이다. 따라서 그의 발언을 사견으로 취급할 수는 없다. 이번 발언은 특정 조직의 명예 및 진보진영 연대연합과 관련하여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발언에 관해 최규엽 소장과 민주노동당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최규엽 소장은 공개석상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한데 대해 해명하고 공개 사과하라.

2. 민주노동당은 분당의 원인에 관한 최규엽 소장의 발언이 당의 공식 입장인지를 해명하라.

우리의 요구에 대해 최규엽 소장과 민주노동당의 진지한 답변을 기대한다. 만일 답변이 없다면 그 또한 하나의 대답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10년 1월 29일

평등사회로 전진하는 활동가연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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