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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이 시작하는 민주노동당을 위해
전진  2007-02-07 14:18:09, H : 1,531, V :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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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이 시작하는 민주노동당을 위해


문성진_
인천회원



2007년 대선을 잘 치루고 2008년 총선에서 국회의원 의석을 많이 얻는 것. 이건 과연 가능한 꿈일까? 아니, 가능하다 하더라도 이것이 민주노동당이 성장하고 노동운동이 수세와 절망을 이겨낸 신호로 받아들 일만한 일 일 수 있을까? 설사 성공한다 해도 2004년 감격이 2년 만에 거품이 빠지며 실망과 좌절로 돌아섰던 일이 반복되는 건 아닐까?

최고위원회 숫자를 줄이고 당직 공직 겸직 금지를 풀면 당의 위기는 극복되는가? 그러면 황우석 사태, 북한 핵실험과 소위 ‘일심회’ 사건에서 보여준 당의 추악한 모습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을 수 있을까? 부동산 문제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지도력, 아니, 사회주의적인 포부를 갖고 민중과 함께 진보의 비전을 현실화시켜가는 그런 심지 굳은 지도부를 만들 수 있을까?

회의적이다. 제도 개선위원회, 대선 기획단에서 논의되거나 제출되는 내용들은 지엽적이거나 너무 근시안적이다. 집권전략위원회는 혁신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5% 지지 정당이 집권을 말하는 데서 오는 공문구가 판을 친다. 이 세 위원회는 공히 당의 혁신 과제를 뚜렷이 제기하지 않는다. 그럴 내용들을 다루기에는 기구 자체가 지엽적이거나 근시안적이며 비현실적이다.

민주노동당의 위기는 넓고도 깊다. 멀리 보자면 87년 운동의 성과가 다 소진되고 그것의 한계가 쌓이고 쌓이며 후퇴를 반복하다 고착화되는 상황. 다시 말해, 민주노동당의 위기는 그것의 토대인 노동운동의 위기이며 농민운동의 위기이며 다른 모든 진보 운동의 위기이다. 한국의 노동운동과 민중운동의 반영인 민주노동당으로서는 너무나 당연한 결과이다. 아니 ,책임은 보다 정확히 민주노동당으로 향해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이런 현실에 눈감고 계급 형성을 촉진하는 운동을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또한 민주노동당의 위기는 제대로 된 당의 지도력이 탄생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위기이기도 하다. 진보의 과감함이 요구될 때 언론에 굴복하여 갈지자걸음을 걷는 지도력, 미래를 위해 과거를 과감히 정리하고 새로운 합의구조를 창출해가야 할 때 당내 정파눈치를 보며 시간이나 때우다 여론 재판이 다 끝난 뒤 적당히 봉합하는 지도력, 의회를 뛰쳐나와 민중과 함께 바리케이트 앞에 서야 할 때 열심히 의사일정에 참여하는 지도력.

그리하여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당장의 선거 결과에 목을 매다는 것이 아니다. 창당부터 지금까지 우리를 짓눌러왔던 문제를 보고 그 대안을 만들어가야 한다. 우리에게 2007년은 근본적인 차원에서 당 위기를 극복해갈 단초를 형성하는 첫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당장의 선거 결과에 연연해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인 승리를 위한 대장정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2007년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당의 지역위원회를 지역 민중 속에 녹여내자.

우리 운동이 연이은 패배를 이겨내고 반격을 시작할 진지는 지역이다. 흔들리지 않는 전진의 기반을 형성해야 하는 곳 역시 지역이다.

이제 지역위원회는 자신들만의 우물을 박차고 밖으로 나와 산별노조 흐름과 함께, 지역 민중운동 조직과 함께 자신을 녹여내야 한다. 이제껏 우리의 역할이 당으로 사람을 모으는 것이었다고 하면 이제 우리의 역할을 당 바깥으로, 지역 민중을 조직하는 일로 바꾸자.

산별노조 가입운동을 전개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노동조합으로 조직하고 지역 민중의 생활적 의제를 정치화 할 여러 진지들을 개척하자. 자치 민주주의가 실현되고 진보 운동의 주체 역량이 형성되며 아래로부터의 민중권력의 맹아를 형성하는 그 일을, 2007년에 당장 시작하자. 그 결과로 각종 대중운동 공간(지역 대중 조직)들로 둘러싸인 당(지역위원회)을 만들자.

정파들은, 당 활동가들은 현장 노동자와 함께 하겠다며 존재 이전을 감행했던 80년대의 태도와 열정으로 지역 민중들과 함께 변혁의 진지를 일구어 가는 실천을 전개하자. 이를 위해 중앙당은 예산, 인력을 지역 운동 발전을 위해 과감히 투자하자.


당과 개인들의 에너지를 집단화 할 수 있는 지도력을 구축하자.

먼저, 사람. 민주노동당 지도력의 핵심 중 하나인 사람(지도자)은 주요하게 대선 후보군을 통해 탄생할 수밖에 없으며 2008년 지도부 선거를 통해 구조화 될 것이다. 따라서 대선 후보군은 자신을 민주노동당에 적합한 지도력으로 세워내야 한다. 이를 위해 뼈를 깎는 고민과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진보적인 의제들을 당 강령에 입각해 민중 앞에 던져야 하며 단순한 당내 문제를 넘어 국민들 관심사가 되어버린 사안들에 대한 명료한 입장을 제출하여야 한다. 또한 무엇보다 당은, 그리고 당내 정파들은 이들이 무한 경쟁을 통해 시대가 당에 요구하는 지도력으로 자신을 정립할 수 있도록 자극해야 하며 내몰아야 한다. 과거처럼 추대되는 지도력, 정파의 쪽수에 따라 결정되는 지도력이 아니라 진정한 당의 지도력이 되게끔 치열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다음, 체계. 일단, 현재 제도 개선위원회에서 논의되는 당직과 공직 겸직 금지를 풀자는 의견에 반대한다. 당의 위기 원인을 정확히 짚고 이게 겸직금지 문제를 해결하면 어떻게 해결된다는 점을 공유하지 않은 상황에서 제기되는 겸직금지에 대해 반대한다.

사실, 제도 개선의 핵심은 겸직 금지 해제가 아니라 정파 문제이다. 그리고 이는 정파명부제로 이어진다.

정파명부제를 통해 당내 각종 정파들이 갖는 에너지가 당에 제대로 반영되고 평가받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평등파는 평등파대로, 자주파는 자주파대로, 이도저도 아니면 무소속으로 발언하게 하고 책임을 지게 하는 지도력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정파들이 갖는 긍정성과 부정성이 당원들과 지지자들과의 변증법적인 관계 속에서 새로운 질로 승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 한 백약이 무효다.

하지만 내년 대선과 2008년 총선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논의와 당내 공론화는 쉽지 않다. 따라서 제도개선위원회는 이 문제를 정확히 정리하여 2008년 선출되는 차기 지도부 과제로 제출하는 것으로 해야 할 것이다.

2007년 벽두. 이제 정치의 계절이 슬슬 시작되는데, 정파와 개인들의 정치적 욕망이 분출되는 계절이 찾아 왔는데, 조급해지는 계절이 돌아 왔는데, 당은 미래를 여는 주춧돌을 놓을 수 있을까? 우리 모두는 2007년을 당과 민중운동이 갖는 에너지를 한데 모아 대 반격을 준비하기 시작한 한 첫 해로 만들 수 있을까?

결국 중요한 건 우리의 의지와 실천이다. 운동의 새로운 순환을 시작하는 2007년을 다함께 만들어가자.


2006년 12월 31일
기관지 <전진> 5호


이름   비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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